풍수칼럼

대기업 빌딩 속에 숨어있는 풍수

최고관리자 0 1,311 2016.12.26 14:27

① 조선일보 9.22, 대기업빌딩 풍수특집

 일부 대기업, 터 잡기·건물 외관까지 풍수전문가에 자문 SK, 불 기운 다스리려 사옥 정문에 거북이 모양 돌 만들어 현대산업개발은 회사 터에서 물 나오자 동판깔아 수맥차단 “땅기운에 눌려서야 회사 운영하겠나” 풍수 무시하는 회장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I’PARK) 타워’ 현대산업개발 사옥 터는 지대가 낮아 주변 탄천에서 물이 유입되는 곳이다. 땅을 얼마 파지 않아도 금세 물이 새나온다. 지하에 수맥(水脈·지하수 줄기)이 흐르는 곳이다. 풍수지리(風水地理)학적으로 수맥이 흐르는 곳은 명당과는 거리가 멀고 재앙이 따르며, 사람의 건강을 해친다고 알려졌다.  2002년 당시 자사의 100년 명운을 장담하고 사옥 시공에 나섰던 현대산업개발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골조 공사 중 물이 계속 솟아오르자 공사를 중단했다. 설계책임자였던 홍승기 상무는 이를 경영진에 보고했다. 정몽규 회장과 이방주 부회장(당시 사장)은 풍수지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수맥 차단’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경영진은 결국 풍수지리 전문가의 말을 듣고 사옥 터에 동판을 깔아 수맥의 기를 잘랐다. 홍 상무는 “사운과 사원들의 건강을 위한 조치였다”며 “공사 기간 연장이나 비용 부담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명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드가 설계한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 I’PARK 타워의 탄생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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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삼성동 현대산업개발 사옥. I’PARK 타워로 불리는 이 사옥은 건설 당시 수맥을 차단하기 위해 동판을 깔았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현대산업개발 측은 당시 수맥을 차단한 덕분인지 건물 입주 후 모든 게 술술 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 그룹 해체와 더불어 회사채 7000억원에 대한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몰아닥쳤지만 이를 극복하고, ‘I’PARK’라는 명품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를 탄생시킨 것을 꼽았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과 을지로에 위치한 2개의 SK사옥. 1999년에 완공 입주한 서린동 사옥 건축을 담당한 SK건설은 당시 이 터가 불의 기운(화기·火氣)이 서린 자리라는 풍수지리 전문가의 말을 듣고 고심했다. 그는 불기운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물(水)’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소장과 경영진 역시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SK는 ‘물의 신’으로 치는 거북이를 등장시켰다. 거북이가 건물을 떠받치는 상징 조형물을 도입한 것. SK사옥 네 기둥에는 거북이 발 모양의 형상을 볼 수 있다. 또 정문에는 거북이 머리를 상징하는 검은 돌까지 두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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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린동 SK 사옥. SK는 화기(火氣)를 물리치기 위해 빌딩 네 기둥에다‘물의 신’으로 치는 거북 다리 형상을 도입했고(사진 위), 정문 출입구에는 거북 머리 형상의 검은 돌을 배치했다.(사진 아래)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SK측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차량 통행이 많은 을지로 대신 청계천 쪽으로 정문을 만들었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장 공사에 참여했던 SK관계자는 “당시 복개천인 청계천을 향해 정문을 둔 것은 사옥이 물의 기운을 힘껏 빨아들이게 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풍수지리전문가 고제희씨는 “북한산 기맥이 청계천을 만났으니, 신령스런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영구음수형(靈龜飮水形)으로 지기가 왕성한 터”라고 말했다.
 을지로의 SK사옥은 지하 6층 지상 33층으로 2004년 완공됐다. 이 사옥은 27층부터 33층까지 가 건물 정면으로 15도 기울게 만들었다. 마치 건물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당초 설계에는 위층으로 갈수록 폭이 줄어드는 피라미드형이었지만 경영진들이 설계사 측에 ‘서울의 랜드마크(상징 건물)가 될뿐더러 고객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아달라’고 당부하면서 설계가 변경됐다. 설계사는 홍콩의 RAD사였다.  회사 측은 “폴더형 이동전화 외형을 표현한 것”이며 “건물 외부 유리 패널의 각도를 서로 달리해 역동적인 IT산업의 이미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SK 건물은 남산의 기운을 막기 위해 고려한 디자인”으로 해석한다. “사옥 터가 남산 기운이 워낙 세게 작용해 주변을 어지럽히고 분란을 일으키는 자리여서 이 기를 막아야 건물 주변이 평온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건물 위쪽을 기울게 해 남산의 기(氣)를 차단하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정작 고(故) 최종현 SK회장은 풍수지리를 믿지 않은 당찬 분이었다”며 “보좌진들이 수 차례 서울 광장동의 워커힐 호텔(방갈로)의 거처가 ‘풍수지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옮길 것을 제안했지만 이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 회장은 “대기업 총수가 땅 기운에 눌려서야 어떻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겠느냐”며 이들을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최 전 교수는 “최 회장이 살았던 집은 절벽을 끼고 들어오는 강물을 맞받는 곳으로 기가 셌다”고 말했다. 항간에는 그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을 풍수지리와 연관시키지만 이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집안이 단명한 집안인데 최 회장은 장수한 셈이라고 했다.  최근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한화그룹 사옥은 1987년 을지로 재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태평양 건설이 시공한 사옥은 지하 4층 지상 29층으로 완공된지 20년 됐다. 그 해 건물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디자인이 두각을 나타냈다. 한화 사옥은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기막힌 터로 알려졌다. 남산을 뒤로 두고 청계천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남산 줄기가 명동성당을 거쳐 한화 사옥까지 내려와 지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명당으로 흠잡을 데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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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을지로의 한화 사옥(사진 위). 배산임수의 명당 자리로 치지만 기를 추가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전각 비문(사진 아래). /주완중 기자 
  
 그런데 이 건물 왼편에는 ‘붕비용약(鵬飛龍躍)’이라는 전각 비문이 설치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풍수지리와 연관시킨다. 풍수지리 전문가 K박사는 “비문(碑文)을 ‘비보(裨補·모자라는 것을 도와 채움)’로 해석하며 나쁜 방향을 막기 위해 비석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 측은 “ ‘새가 멀리 날고 용이 승천 한다’는 의미로 ‘창창하고 먼 길을 내다 본다’는 의미”라며 풍수지리 연계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비문은 유명한 한학자이자 금석 학자였던 고(故) 임창순씨의 자문을 거쳐 제작한 것으로 ‘물(水)과 용(龍), 김승연 회장의 승(升·새승)’자를 결합해 약진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때인 1990년 청와대 관저 신축공사에도 조언을 했었다. K박사는 “한화 측은 최근 수년 동안 회사 규모가 확대되면서 사옥의 풍수지리에 대해 자문한 적이 있다”며 “사옥과 집안, 선조들의 묏자리 등에 관한 종합적 분석 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 분량이 A4용지 9장에 이를 정도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임원들 방의 위치와 책상 배열까지 상세한 조언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 보복 폭행 사건 발생 전인 작년 12월의 일이다. 하지만 풍수지리에 대한 자문은 정작 김 회장은 모르게 그 아랫선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기업의 사옥 터도 중요하지만 건물의 형상을 보고 다양한 평가를 한다. 이들은 사옥을 보고 기업의 흥망을 연계시키기도 하고 최근 수년 동안의 기업의 변화와 관계시킨다. 
 현대 사옥도 풍수지리 전문가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린다. 이들은 현대 계동 사옥이 반원형 아치 디자인을 쓰고 있는데 이는 솥단지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형상이라며 금(金)기운을 뜻한다고 본다. 현대의 대표적인 사업이 현대자동차였는데 금 기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한다. 현대차는 2000년 양재동 사옥에 입주했다. 청계산 줄기가 동북쪽으로 내려와 양재 천과 만나는 지세 좋은 곳이라고 풍수지리 전문가들로부터 추천받은 곳이다. 사옥 입주 이후 추진하는 사업마다 성공했지만 지난해 정몽구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자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이를 지난 2005년 신축 건물 탓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사옥은 본사 사옥 바로 옆에 지어졌는데 본사 사옥보다 1.5배나 커 기존 건물에 대한 예의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건물로만 볼 때 동생이 형을 누르는 형세라는 것이다. 최근 잦은 노조파업에도 풍수지리를 대입한다. 전문가들은 금 기운을 가진 경영자 스타일에 적응하려면 근로자들 역시 금 기운화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노조파업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금 기운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공장과 사옥에다 물이 있는 공간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 태평로에 있는 삼성그룹 본관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26층의 사각형 모양이다. 1976년 완공된 이 사옥은 지상 1~2층이 당초 석탑의 기단처럼 만들어졌다. 흙에 뿌리를 둔 거목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자동차 사업 진출을 시도할 즈음 기단의 모습을 유리   재를 활용한 현재의 모습으로 확 바꿨다. 삼성 측은 “기업의 IT(정보통신)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 이었다”며 풍수지리와의 연계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일부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이 건물 설계 때부터 풍수지리를 고려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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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태평로의 삼성 사옥. 원래 있던 건물의 기단을 없애고 유리재로 새롭게 단장했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이를 자동차 사업 진출 시기와 연관시킨다. / 주 완중 기자 
  
 LG 여의도 사옥인 트윈타워 빌딩 터는 명당으로 알려졌다. 동관과 서관은 각각 34층으로 연결돼 있다. 하지만 풍수지리가 중에는 건물 상층부가 등을 돌린 상배(相背) 형상이고, 주차장에다 동관을 중심으로 담을 쌓은 것을 지적하며, LG그룹이 LG, GS, LS로 분리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기업 사옥뿐만 아니라 일반 건물도 건물 자체가 안정성을 유지하면 문제가 없지만 외형이 불안하거나 뭔가 이상한 모양을 하고 있으면 잦은 구설수에 오른다”고 말한다. 사단법인 대한풍수지리학회 이사장 강환웅 박사는 “건물에 대한 풍수는 선진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깊이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건물을 지으면서 풍수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이 일반화됐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풍수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등재할 정도로 건물 풍수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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