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휴양·수양…터마다 특성 알고 건축할 때 알맞게 활용해야
부동산 법률은 우리 국토의 모든 땅에 대해 각각의 용도를 분류해 놓았다. 도시·관리·농림·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구분하고, 도시 지역은 다시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으로 세분하고 있다. 개인 사유지라도 무분별한 개발과 훼손을 막아 국토를 계획적으로 개발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해서다.
땅의 특성에 맞게 자리한 정동진 썬크루즈 리조트(출처 강릉시청)
반대로 정자 입지에 어울리지 않는 건축 시설이 있다. 바로 ‘요양병원’이다. 전국에는 ‘힐링(healing)’의 유행에 맞추어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요양시설을 짓고 홍보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더러는 땅의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요양 시설이 정자 입지에 자리한 곳도 있다. 풍수의 관점에서 ‘수양(구도)의 터’도 따로 있다. 이런 터의 지형적 특성은 주위에 강한 암반이 둘러싸고 있어 강기(剛氣)를 뿜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인의 거주지로 적합하지 않으며, 종교인의 심신수양과 구도의 터로서 적합하다.
정제된 강기의 터로서 참선과 구도의 터로 적절하며, 일반인의 힐링 장소로도 적절하다.
살기를 지닌 강기의 터로서, 그 기운을 견딜 수 있는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터다.
아직도 풍수는 ‘혹세무민하는 미신’의 눈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풍수에는 ‘조상 묏자리 발복’ 이상의 다양한 공간적 지혜가 포함되어 있다. 그중 땅의 특성을 알고 이에 걸맞게 활용했던 지혜는 오늘날의 생태적 도시계획이나 건축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성대 대구가톨릭대 지리학과 대학원 겸임교수·풍수 전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