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案山論
주산과 청룡 백호를 제외한 혈 앞에 보이는 모든 산들 중에서 혈 가까이 있는 것을 案山이라 하고 그 외에는 모두 朝山이라 한다.
1) 안산의 기능 및 역할
기맥이 혈을 맺었을 때 주산으로부터 펼쳐진 청룡 백호가 혈 앞을 깊숙하게 감아주게 되면, 그 자체로 龍·虎에 붙은 안산이 되기 때문에 굳이 따로 안산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古云 : 外陽秀麗千萬山, 不如近身一抱案 (멀리 바깥에 있는 수려한 천만 산이, 나의 몸 가까이서 둘러준 하나의 안산만 못하다)
그러나 청룡 백호가 모두 혈 앞을 제대로 감아주지 못하였는데도 불구하고 혈이 맺힐 수 있는 것이니, 이때는 안산이 있어서 물이 곧게 흘러나가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즉 청룡 백호가 짧고 부족해서 장풍과 보호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적절치 못하면 안산이 있어서 전면의 바람과 흉한 것으로부터 혈을 지켜주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 만약 龍·虎가 交鎖하지도 못하고 안산도 없다면 전방으로부터 계곡풍이 발생하게 되므로, 기맥은 바람에 무방비 상태이고 좌우에서 합수된 명당의 물은 곧고 길게 빠져나가게 된다.
古云:水長無案明堂曠, 下後兒孫家計傾(물이 곧게 나가고 안산이 없어 명당이 공허하면,葬事후 자손의 가계가 기울 것이다)
2) 안산의 형상
古云 : 案山則, 與夫婦之同坐 (안산은 부부가 마주보고 앉은 것과 같음이다)
혈을 향해 낮게 엎드려서 절을 하는듯한 모습을 길함으로 여긴다. 안산이 혈보다 높게 되면 햇빛을 받는데도 불리할 뿐 아니라, 마치 나를 억누르듯 핍박하는 형상이기 때문에 불가한 것이다. 또 주종의 관계도 불편한 것이므로 그처럼 욕된 곳에는 기맥이 머물지 않게 된다. 혈은 결코 비굴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거만해 보이지도 않는 것이다.
안산의 소임은 혈 앞의 바람과 물의 直去를 막아주는 것으로 족하기 때문에 그러한 기능에 충실하다면 굳이 높게 있어서 답답함을 조장할 이유가 없다. 안산의 모습 또한 추하고 험한 형상을 하고 있으면 주인을 면전에서 욕보이고 능멸하는 것이므로 역시 마땅치가 않다. 혈은 자기보다 못한 자 하고는 결코 벗하지 않는 법이라 하였다.
古云 : 案山有之屈曲, 塚與宅皆凶也 (안산의 모습에 골이 많은 것은 묘나 집에서나 모두 흉한 형상이다)
멀리 있는 산들의 모습이 제 아무리 빼어나다 할지라도 내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청룡 백호와 안산의 모습이 길흉에 밀접한 것이니, 멀리 있는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한 것이다. 이러한 것은 택지선정에도 깊은 관계가 있어서 집에서 바라보았을 때 맑고 부드러운 산과 물이 보여야 吉함이고, 억세고 살기등등한 산세에서는 사람의 심성도 산을 닮게 된다.
3) 안산의 面背
안산은 至尊만을 위한 공손한 모습으로 둥글게 아담한 것을 吉格으로 본다. 특히 이것의 형태가 묘를 향해서 오긋한 모습이어야 하지 안산이 툭 불거져서 배를 내밀고 있는 상태는 흉한 것이다.
古云 : 案山則 如拱, 如揖, 如拜 (안산의 모습은 껴안듯이, 절하는 모습으로 고개를 숙인 형상이어야 한다)
아래 그림과 같이 안산의 형태가 비록 단정하고 얌전하게 보이지만, 묘를 향해 배를 쑥 내밀고 있으니 산 밑의 물이 배역하며 돌아나가고 있다. 이러한 안산은 내게 등을 보인 것이므로, 산의 진위 분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