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풍수이야기①]
압구정·용산·판교는 '부자의 물길'…차세대 부촌은 광진·하남·미금
김려중 대한풍수지리학회 박사. 정리 한지연 기자입력 : 2020-05-21
갭투자 '성투'하려면…"물길이 흥하는 곳으로 가라"
풍수지리는 자연의 조화와 지형의 변화를 현실에 접목해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흔히 풍수지리를 따진다고 하면 미신이나 비과학적인 것을 쫒는 사람으로 인식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늘 풍수적 사항이 결정의 조건이 됐다.
이제 풍수학은 한국을 넘어 홍콩,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해외에서도 '삶의 질'에 관한 컨설팅의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풍수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재물을 들고,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며, 불운을 막는 거의 모든 인간의 삶에 관여해 행복지수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아주경제는 풍수지리와 부동산 재테크를 접목해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풍수지리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다. 우리 전통적인 학문인 풍수의 현대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오늘도 '소확행'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의 재테크에도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풍수지리적으로 훌륭한 한강 주변의 아파트 [게티이미지 뱅크]
서울에 아파트가 있다고 모두 같은 아파트가 아니다. 아파트 상태, 위치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가치가 다르게 평가된다. 주위에 부동산 갭 투자를 하는 분들로부터 가끔 풍수적 관점으로 유망한 투자처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풍수학자인 필자는 그때마다 물길을 살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관장한다. 수세가 좋아야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인다. 그래서 전국의 오래된 전통시장들은 천(川)을 끼고 들어섰다. 서울의 중앙시장, 대구 서문시장, 광주 양동시장, 안성장, 공주장 등이 대표적이다.
수세가 좋다는 얘기는 물길이 그 터를 감싸고 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길이 감싸 안고 도는 안쪽에는 사람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안온한 터가 형성된다. 풍수 용어로는 '환포'라고 하는데, 물의 흐름이 터를 감싸 안 듯 유정한 모습으로 환포하는 터는 부자의 기운이 서렸다. 반대로 물길이 감싸 안고 도는 바깥쪽, 즉 물이 등지고 나가는 곳은 '반궁수' 터라 재물에 좋지 않다. 동작동 국립묘지의 길흉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반궁수가 바로 이런 곳이다.
서울에서 한강을 끼고 있는 지역 가운데 환포하는 터를 살펴보자. 한강의 수세에서 환포하는 지역은 대표적으로 하남시와 어린이 대공원이 있는 광진구청 인근지역이다. 이미 국내 최고의 부촌인 강남 압구정동, 새롭게 각광 받는 용산 쪽도 환포지역이다. 이렇게 물이 환포하는 지역은 성장과 발전이 빠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의 수세와 조선의 한양 수세도 그렇다. 세계적으로도 부유한 나라의 수도, 크게 번성한 도시들은 대개 물길이 크게 환포하는 지역에 위치한다.
탄천도 풍수적으로 좋다. 탄천은 용인 구성에서 발원된 물이 지하철 분당선 죽전역 인근에서 성복천과 만나고, 미금역이 있는 분당구 구미동 쪽에서는 동막천과 합류하며 큰 물줄기가 된다. 판교가 감싸안고 흐르는 분당, 판교, 수서, 대치동 등은 모두 내로라 하는 대한민국의 부촌이다. 이 지역들을 감싸며 내려온 탄천은 청담대교 남단에서 한강과 합류한다. 한강 북쪽에서 바라보면 탄천은 조수(앞에서 터를 향해 들어 오는 물)에 해당돼 어린이 대공원, 건국대 쪽을 보살피는 대단히 좋은 물길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탄천의 수세를 주목해 왔다. 그래서 분당의 미금역, 용인 수지구청역 주위 소형아파트를 추천했는데 두 곳의 수세는 탄천자락에서 가장 빼어날 뿐 아니라 광교산을 끼고 있어 산세 또한 아름답다. 성복천이 탄천으로 합류하기 전 수지구청을 감싸고 도는 모습이나, 탄천이 큰 물줄기로 변하면서 활처럼 감아 도는 미금역 주변의 수세는 풍수적으로 매우 길하다.
부동산 가격이 어디 풍수적 요소로만 결정되겠느냐만 그래도 풍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이사를 앞두고 역세권, 학세권, 숲세권 등 향후 투자가치를 따지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분명한 것은 풍수적으로도 길지에 자리 잡아야 다른 지역보다 발전과 성장이 빠르다는 사실이다.
기고: 김려중 대한풍수지리학회 박사 아주경제신문 한지연기자 hanji@ajunews.com